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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아공 선교지에서 김영준 선교사 드립니다 2014-04-26
작성자 김영준 조회수: 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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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하신지요 한국으로부터 배참사 사건을 전해들어 4월은 내내 침울한 가운데 보냈습니다.
그리고 동창 친구의 딸이 그 참사로 인해 희생자가 되어 소식을 접해듣고 많이 울었습니다. 이런 참사가 속히 대한민국에서 다시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오늘은 남아공 이곳 포트엘리쟈베스 지역에 바람이 야무지게 붑니다.
오전부터 이른 아침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오늘 일정을 돌아보면서 한가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최근 무더운 날씨에 매일 양육하는 4백여명의 아이들에게.. 문화의 차이인지 가끔 엇갈리는 생각의 차이인지 아님 더워서 그랬는지 ...언성을 높힌 적이 있었는데 가르치고 양육하는 사람의 마음이 다 같지 않을련지요. 

선생님들이 손바닥을 야무치게 때리는 자기네 교실에서는 조용히 있다가도 내 교실에만 들어오면 조금도 쉬지 않고 말을 하는 은사를 가진 이 아이들은 제교실이 편안해서인지 아니면 제가 너무 웃어서인지...목소리는 기차화통이 아닌 비행기 엔진소리를 삶아 먹은 듯한 톤을 가진 이 아이들의 목소리가 교실을 정신없게 합니다.  참...코사 사람들은 목소리가 톤이 큽니다.  
이곳 저희교실 바로 앞에서 교사 두명이 대화를 하면 거의 실신지경으로 목소리들이 큽니다..두 사람이 싸우는 것 같아... 문을 열어보면 서로 웃으며 대화하고 있으니까요..
그 톤이 얼마나 큰지 웃을때는 신경을 거스릴정도입니다...
모든 반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제 교실에 들어오는 8개반 400여명중  유독 3~4 클라스는 그렇게 떠들고 집중 못하며 어수선하고 방금전 가르쳐준 그 무엇인가를 언제 배웠냐는 식으로 서로 몰라 장난만 치며 헤매고 있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반편성이 분명 성적순이나 문제아 반으로 형성된게 아닌데도 꼭 세 네반은 무척 어수선합니다.
금방 가르켰는데 대답은 예스! 해 놓고 한 녀석씩 시켜보면 하나도 모릅니다. 금붕어냐고 하면 더 깔깔거립니다. 왜 제가 금붕어라고 했는지도 설명해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고 난 더 약 오르고 머리에 쥐가 납니다..

이 아이들에게 첫사랑을 고백한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이 문화가 틀리고 나에게 칭챙총 챠이나라고 낄낄거리고 웃을 때도 같이 웃고 어깨동무해주고
재미있으라고.. 교훈되라고 내 머릿속에 온갖 상식은 다 쥐어짜 가르쳐준 시간들....
같이 예배드리고 같이 예수영화도 보고 성룡영화도 보고 교실보단 교회이길 바랬던 시간들... 9년.

9년전 이곳에 처음 컴퓨터 교실을 열고 아이들을 품에 안을 때... 제게 짜증이란 없었습니다. 싫은 소리도 안했고... 그렇게 사랑의 교사 사랑의 선교사였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5일 그리고 하루에 80명씩 400명을 8-9년동안 가르치다보니  어느덧 선교사가 아닌
선생님이 되어버렸습니다.   선교사이긴 한데 직업의식을 가진 선교사가 되어버린거지요.
선교사이니까 .. 하는 일이 되어버린것입니다..... 제 스스로 많이 회개하고 회초리도 치고 반성도 많이 요즘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저도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몸이 아프고 열이나서 꼼짝 못했는데 학교에 가서 종일 80명을 가르치고 양육하고 예배드리고 찬양하고 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집에서 쉬자니 오늘 교실에 들어 올 아이들이 아른거려  아파서 못간다고 교장에게 전화는 해 놓고 .. 누워 있다가  .. 금방 옷 갈아 입고 학교로 들어 갔습니다.   예전에도 한번 쓰러져서 한국에서 세달동안 치료 받으러 갈때 팜스쿨사역에 빠지지 않고 가서 
앉아서 설교하고 오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나마 이런 열정을 주심에 감사할뿐입니다.
형식보단 열정이 열정보단 사랑이 없으면 선교사도 마찬가지이고 목회도 마찬가지이고 아니..모든 일에
말뿐인... 가짜만 난무하는 것 같습니다.... 보이기 위한 사역과  드러내고 인정받고 싶어 큰 건물과 사역터위에 사람수만 올려 놓는 형식적인 마음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다면 모두들 저 처럼 밤잠 못잘정도로 고민을 좀 해 봐야 하지 않을 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모두에겐 다 똑같은 질병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는 가는데 ...예수는 믿는데.....아직이라는 것....

요즘 한동안 아이들에게 그냥 눈을 감게 하고 침묵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어떤 때는 그냥 자라고 합니다... 힘든 아이들 ..어려운 아이들 .. 외로운 아이들 그리고 매일 배고픈 이 아이들...무엇보다 그렇기에 모두 말로만 풀어야 하는 이 아이들... 그래서 더 시끄러운 이 아이들의 목소리...

그렇게 시끄러운 이 아이들도 눈을 감게 했더니 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가끔은 말이 아닌 침묵으로 대화하는 것. 침묵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옆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 침묵 가운데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보는 훈련....

그리고 저도...일만 잘하는...외로워서 잔소리가 많아졌는지...집에서도 교실에서도 말많은 선교사, 아빠, 남편이 된... 그런 내가 아니라 침묵가운데 이 아이들과 같이
하나님 앞에 조용히 무릅꿇고 회복되어지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그리고 
그 부족한 내 마음안에 사랑이 가득해지길 기도하려 합니다...

오늘도 학교에서 아이들과 전쟁을 하다 왔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니 제가 이 아이들을 너무 많이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남아공에서 김영준 이기쁨 선교사 4월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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